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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와 글빛! (예쁜 걸 배워서...)

회복!

by 서소향 2012. 3. 18.



회복!

                                        서소향

           

            누렇게 빛바랜 모습과,

            누군가의 발길에 짓밟힌 줄기가,

               차디찬 바위에 힘없이 쓰러져

            우수에 찬 모습으로 일어서길 소망한다.

 



 

            한줄기 가랑비의 줄기에도,

            차디찬 된 서리의 흩음에도,

            세차게 불어오는 이 겨울의 마지막 칼바람에도,

            일어서길 원하는 줄기에 아직은 힘이 없다.

 

            내 비록 이름 없는 산기슭의 잡초일지언정,

            따뜻하고 아름다운 계절에,

            나를 바라보는 그 누군가의 눈길에 나는 살아 있었다.

 



 

            신록의 계절에 태어나 그 뜨거운 여름날의 햇살도 견뎌내고,

            마지막 한줄기의 칼바람에 버티던 그 손목의 힘이 떨어질 때도,

            사색에 잠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던 그 눈길이 좋았었다.

           

            하늘의 바람으로 결실이 되어 그 하늘로 가고자 했거늘,

            몰아치던 바람은 나에게 숨겨진 비수를 나타냈다.

 



            이제는 그 하늘도 나를 버렸을 즈음에,

            나는 바위에 쓰러진 억새풀의 줄기 같은 모습으로 세상에 쓰러져 있다.

 

            나를 지켜주던 바람도,

            나를 바라보던 눈길도,

            이제는 곁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자괴감에 힘없이 세상에 쓰러져 있다.

 



 

            지금은 새싹이 움트는 3월!

            새싹이 움트는 생명의 원천인 대지에서 일어나 나의 싹을 틔우고 싶다.

            작은 줄기의 물방울에 꽃은 피어나고,

            작은 소망의 줄기는 이 계절에서 다시 태어나길 빌고 빈다.

 

            어둡고 힘들었던 터널에서 벗어나,

            사랑의 손길이 있는 초원에서 뛰어놀고 싶다.

            그 사랑이 나의 보잘것없는 움막에서 일어나고,

            그 사랑이 나의 아픔의 시간에서 채워지길 빈다.

 

            이 몸이 회복이 되고,

            이 마음이 다시 태어나서 모두가 누리는 사랑을 품으며 살고 싶다.

            내 마음이 회복의 울타리에 올라서서 훌쩍 넘어 가길 원하며....

 



 

                              관악산 K61 마당바위에서 318에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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