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잎새!
서소향
두 발을 굳게 딛고 세상을 바라본다.
초록빛 바지에 파란 점퍼를 입고 우뚝 서서 바라본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나는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모두가 신록에 묻고 푸른 잎에 마음이 갈지라도,
사계절 소나무에 비길쏘냐? 나도 가련다.
폭풍이 몰아치고 비바람의 계절이 다가와도 굳건하고 화사한 꽃망울은 아니어도
꽃씨는 영글어 터트릴 줄 안다.
함께하는 동료들이 곁에 있음에 행복하다.
저들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나의 하는 일에 공조를 한다.
때론 하늘이 높아지면 나보다도 먼저 내가 할 일을 한다.
세상의 거부할 수 없는 흐름!
꽃은 피워도 시듦을 알기에 고개를 숙이고,
잎은 나래 치며 온 세상에 그 두 손을 내 밀어도,
시간은 할 일을 지시한다.
낙엽!
나의 할 일이다!
초록의 동산에 푸른 옷을 입고서 태양이 뜨거운 햇살에도 무던하게 견디어 왔는데,
바람 부는 언덕 위에 그 옷을 갈아입더니,
내게도 갈아입으라 한다.
나는 사시사철 푸르른 동해의 푸른 물처럼 있고 싶은데,
손끝에서 사시나무 떨듯이 힘이 줄어든다.
갈잎의 향연!
폭포수 같진 않아도 흩어지며 떨어지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 가을이라 하지 않아도,
계절은 그저 자기 할 일을 한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따라야지!
내 생의목표가 행복인데 함께 하자면 어디에도 가야지.
때론 나의 아픔을 몰라줘도 웃음꽃 핀 얼굴을 보여 줘야지!
그래야 나를 바라보는 이가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나의 행복이겠지?
손끝의 힘이 없어지는 느낌으로 오랫동안 살아갈 수 없다면 놓아야겠지?
그래도 마지막 남은 낙엽으로 문턱을 넘는 바람에 실려 가기는 싫다.
나의 상처엔 연고도 바르지 않았다.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어도 아물겠지?
세상은 내게 다음해의 햇살을 보여 줄까?
눈앞의 하늘은 나에게 웃으라고 하얀 눈송이를 덮어 준다.
따뜻하다!
2010.12.4
'나의 시와 글빛! (예쁜 걸 배워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이름 부를 수 없다면..... (0) | 2012.03.08 |
---|---|
실타래 (0) | 2011.12.25 |
굴렁쇠 (0) | 2010.11.01 |
무엇을 할 것인가? (0) | 2010.10.18 |
술잔 위의 그림자! (0) | 2010.06.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