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렁쇠!
서소향
내 생애 처음으로 울었다.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로......
그것이 한 점으로 있을 때에 알고 있는 것은 없었다.
내 생애 처음으로 웃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모습으로....
그것이 한 점으로 있을 때에 모성의 사랑을 느꼈다.
물장구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물가의 소나무에 걸리고,
늘 푸른 줄 만 알았던 꿈은 시들어가는 나뭇잎에 고개를 떨구었다.
한 점, 한 점을 알고 이어지는 원의 둘레를 채워 갈 때,
작은 원을 그린 청춘은 세상을 맴돌았다.
다람쥐 쳇바퀴가 아닌 인생의 굴렁쇠를 알았을 때,
밀어 줘야 할 그 무엇인가를 향해 소망하는 마음이 있었다.
서로 밀고 당기는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어도,
내가 밀고 가야하는 길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한 몸부림은,
지쳐가는 내 마음에 돌부리가 되어 있었다.
언젠가 드넓은 초지위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이 있었다.
아름답기보다 멍한 시선의 끝에서 나의 굴렁쇠를 보았다.
밀어주는 이 없는 허무함,
거친 자갈밭의 돌부리들,
혼자 밀기에는 벅찬 세상사의 신작로길!
달구지는 노을 진 저녁 길에 흔적을 남긴다.
푸르름을 잊은 것도 아닌데,
일부러 버린 것도 아닌데,
세월은 그렇게 버리라고 했다.
갈색의 향연에 동참하고 떨어지는 꿈들에 아쉬워하면서도,
낙엽으로 내게 와준 굴렁쇠가 고맙다.
세상은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최소한의 힘으로도 굴렁쇠는 밀 수 있으니까.........
나는 지금도 내 인생의 밀대가 되어 굴렁쇠를 밀고 있다.
201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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