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수 없는 제목
서소향
오고 가는 사람들 중에 어떤이는 아픔을 갖고 가고,
어떤이는 행복을 갖고 온다.
몇년 동안의 함께 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기억 속에서 스쳐간다.
상처가 난 곳에 발라줄 약도 없고,
아픔이 있는 곳에 감싸줄 붕대도 없다.
누군가에 의해 찢어진 상처가 아물지를 않는다.
차라리 눈에 보이는 상처라면 약이라도 바르련만,
마음의 이 상처를 어찌할까.....
소심한 마음에, 조여지는 가슴에 쓰디 쓴 소주라도 부어야하나.....
간밤에 보았던 달 그림자는 아직도 가슴에 있는데,
쓸쓸한 바람만 뚫어진 마음으로 스쳐간다.
가지런한 실타래를 풀어 여기 저기 흩어 놓아
엉클어진 모습으로 놔 버리고 그는 가 버렸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누군가에게 아픔을 주고,
누군가의 마음을 헤아려 줄 그는 가 버렸다.
차라리 감싸주지 못할거면 왜 그랬을까......
나는 지금 돌아서 가야할까, 남아 있어야 하는 걸까?
켜지지 않는 이정표 아래 난 그저 무심히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