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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와 글빛! (예쁜 걸 배워서...)

숨 소리

by 서소향 2006. 7. 20.
 

숨 소리

 

숨 가쁘게 이랑을 넘어왔다.

헐떡거리며 뛰어 넘은 개울의 징검다리가 마흔을 넘은지 오래다.


하늘 보며 숨 내쉬고 땅을 보며 숨 내쉬니

소망과 절망이 숨소리에 있었다.

푸르른 새싹에 청운이 있고, 갈잎의 노래에 사색을 드리우며,

세상의 하얀 밤에 속절없는 세월을 붙들고 있었다.

파아란 마음에 우정을 그리고, 빠알간 정열에 사랑을 그렸다.

핑크빛 바랠 즈음 아픔을 알았고,

내리는 빗소리에 추억을 쌓아왔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아이들을 보며,

숨 가쁘게 살아온 많은 날들이

내가 살아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숨소리에 그 무엇인가가 가쁜 것은 코뚜레의 소처럼

생각 없이 지나온 시간의 끈에 묶여서인지 모른다.


이제는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산야의 소처럼 자유롭고 싶다.

스쳐가는 바람에게 자리를 청하고,

밤하늘의 별들보고 밝히라하며,

둥근 달빛 속에 잔을 들어 건배한다.


지금도 살아있어 숨소리가 들린다면,

중년의 사랑에 내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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